이걸 왜 카테고리 나눴게 3

거봐 너도 북어지

밤의 식료품 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 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나는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최승호 복어

무언가를 원한다는 것은 역설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평화를 얻으려면 앎과 삶을 거부할 수밖에 없고, 뭔가 손에 잡으려 하면 완강한 거부의 벽에 부딪히고 마는 이런 조건들. 무언가를 원한다는 것은 역설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무사태평하고 무기력한 마음 또는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다는 포기에서 비롯되는 이 치명적인 평화를 벗어날 수가 없다. 모든 것은 이런 평화와 이어질 수밖에 없도록 정해져 있는 것이다. 시지프신화